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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도색 소리새/박종흔 송년회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금년도 이제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다. 참으로 허망한 일 년을 보낸 것 같아 마음이 그리 편하지 않다. 닷새가 지나면 새해인데 새해에는 무슨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매해 신년 초면 여러 가지 다짐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봄비 내리는 날 소리새/박종흔 봄비가 내린다. 꽃샘추위도 사그라져 이제 더울 일만 남았나 보다. 요즘은 총선 기간이다. 이틀 후면 누가 그럴싸한 거짓말을 잘 시키고 오리발을 더 잘 내미는 사람인가 선정 하나 보다. 양반도 학자도 기업인도 신앙인도 일반인도~ 그리고 너도나도 정치..
중년의 가을 소풍 소리새/박종흔 멋진 "가을 소풍"이었어. 어제 동창회 정기모임을 하였지. 초등학교 때는 김밥을 싸서 소풍을 가지만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김밥 대신 소주를 애용하게 되나 보네. 사는 것에 쫓기다 보니 어느새 마흔 줄도 내년 얼마 남지 않았어. 세월의 연륜..
지나친 편견을 버리자 소리새 / 박종흔 지나친 편견을 버리자. 유명인들은 자신은 특별하고 남들보다 훌륭하고 행복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우월감에 가득 차 있다. 정치인, 법조인, 경영자, 전문직 종사자, 예술인 등등. 이처럼 우월감을 느끼고 사는 성공한 사람은 정말 완전하고 행복..
중년의 미학 소리새/박종흔 삼월 마지막 날 새벽 한 달여 습관이 제법 자리한 듯 자명종 소리에 반사적으로 중추신경에 시동 걸고 졸린 눈 비비며 자리를 턴다. 어쩌다 새벽형 인간이 되었는지 나 자신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니, 그분의 섭리는 공평하다. 삼월의..
여행 소리새/박종흔 바다를 향한 열차의 전진은 규칙적인 파열음을 내며 이어지고 피곤했던 곤한 몸은 어느새 꿈나라로 빠져든다. 비몽사몽 한참을 조는 듯 자다가, 어느 역인가 덜컹거리며 정차한 간이역. 열린 문 사이로 봄의 흙냄새가 밀려와 잠을 깬다. 차창으로 밖을 보니 도시와는 ..
속마음은 소리새/박종흔 정육점에 부탁하여 몇 번에 걸쳐서 얻은 돼지 껍질과 지방을 냉동실에서 꺼내 해동시키고 커다란 그릇에 끓이자 집안은 비릿한 냄새로 진동한다. 집사람에게 욕먹을 각오를 하고 시작한 일이니 빨리 작업을 끝내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두 번에 걸쳐 돼지 지방을..
더 얄미운 코카 소리새/박종흔 얄미운 코카. 그리고 더 얄미워진 외눈박이 코카. 한 달 전 태어난 지 일 개월 된 하얀 강아지를 한입에 물어 죽이고도 뻔뻔스럽게 간식을 달라고 아우성치던 덩치 크고 비열하고 얄미운 외눈박이 코카. 강아지 주인에게서 그 사건 얘기를 듣고는 너무 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