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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후배에게 소리새/박종흔 이제 자정이 삼분 남았다오. 사십 대 초반의 나이를 "불혹의 나이"라고 한다오. "불혹의 나이" 의 뜻은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는 뜻이라오. 아! 그것은 원칙상 그러하다는 말이오. 현실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393 이 좋은 봄날에 소리새/박종흔 이 좋은 봄날에 하늘이 떨린다. 하늘 아래의 몸서리침은 더욱 커져만 간다. 어리석은 민초들의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배신한 허무의 강도는 폐부를 짓누르고 거친 숨결 속에 배어 나오는 긴 한숨을 엇박자를 추스르며 토해 놓는다. 사람들은 내일을 기약..
370 왜 사느냐 물으면 소리새/박종흔 어릴 적에는 청춘의 젊은 피가 끓어오르는 청년이 되고 싶었고 청년 시절에는 자유를 만끽하는 성인이 되고 싶어 살았다고. 성인이 된 그때는 풍요한 삶의 중년이 되고 싶었노라고. 중년이 된 지금은 공원의 비둘기 모이를 주는 기쁨에 빠져 살며 노년..
390 또 하나의 만족 소리새/박종흔 옥탑방에 살다 반지하에 살다 또 반지하로 이사 가서 살다 겨우 이층집으로 탈출하고 드디어 단독주택 전셋집을 장만한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오후에만 햇빛이 드는 불만이 있지만, 그래도 그것으로 만족하고 요즘 햇빛 드는 오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