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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인생의 가을 소리새/박종흔 가을도 저물어, 겨울과 임무 교대하는 밤. 초소에서 초병들의 임무 교대처럼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세월은 잘도 흘러간다. 지난 주말에 고속철을 타고 철 지난 바닷가 백사장에 다녀왔다. 고속철 건설할 때 별로 필요도 ..
62 욕심 소리새/박종흔 "산소 호흡기를 달지 않고도 숨을 쉬고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는 뇌성마비 장애인 송명희 시인의 고백이다. 뇌성마비에 걸려 일곱 살까지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고 열 살이 되어서야 숟가락을 겨우 쥘 수 있었지만 혼자서는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부모..
422 바람이 차다. 소리새/박종흔 겨울은 추워야 겨울 맛이 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열로 펄펄 끓는 청춘남녀나 배부르고 등 따뜻한 사람들 얘기 일 듯하다. 오늘 인터넷에서 우울한 기사를 보았다. 달나라도 가고 과학기술이 하늘을 찌를 듯 발전하여 신의 세계까지 넘보는 지경의..
426 다시 함박눈이 그리워짐은 소리새/박종흔 찬바람이 살을 에는 듯하다. 올해 처음으로 찾아온 추위에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동태처럼 얼어붙었고 아직 겨우 채비를 못 갖춘 사람들은 더욱 옷매무새를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며칠 전까지도 길가의 은행나무들을 바라보며 가을..
389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소리새/박종흔 가로등이 늦은 밤길을 외로이 밝히는 늦가을. 길가 은행잎의 노란 색깔이 운치를 더해준다. 낮에 보던 단조로운 색채보다 밤에 보는 은행잎들은 더욱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바람이 불 때마다 서로 비비며 하나둘씩 길바닥에 떨어지..
427 가을의 끄트머리 소리새/박종흔 조용한 어둠이 내리는 골목길. 휘청거리는 작은 손수레가 움직이고 머리가 땅을 닿을 듯 허리가 굽은 할머니.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작은 그림자가 일렁인다. 그들의 분주한 손놀림이 밤늦도록 이어진다. 늦은 가을밤의 풍경은 고독하다. 맑은 별빛..
424 평생 장수를 누리는 돼지 소리새/박종흔 평생 장수를 누리는 돼지를 아시나요? 얼마 전 중국의 쓰촨 지진 이후 매몰된 지 36일 만에 구조된 돼지가 박물관이 마련해준 축사에서 자연사할 때까지 자연사할 때까지 생명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돼지는 중..
394 첫사랑 소리새/박종흔 첫사랑은 아직 덜 익은 풋내 나는 사랑이지만 나름대로 청순함과 열정이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찾아오고 흐르는 강물처럼 소중한 첫사랑도 세월의 물결 속에 떠내려갑니다. 대부분 사람이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혼자만의 빈 곳을 다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