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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이 차다
    나의 이야기(창작~수필·칼럼) 2009. 1. 5. 02:21

     

     

    422

     

    바람이 차다.

                                          소리새/박종흔

     

     

     

     

    겨울은 추워야 겨울 맛이 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열로 펄펄 끓는 청춘남녀나 

    배부르고 등 따뜻한 사람들 얘기 일 듯하다.

    오늘 인터넷에서 우울한 기사를 보았다.

     

    달나라도 가고 과학기술이 하늘을 찌를 듯 발전하여

    신의 세계까지 넘보는 지경의 21세기를 사는 세대에 살지만

    아직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판자촌이나 움막집의 생활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작년 1월 8일 자 부산일보에 실린 내용 중 놀라운 것은

    부산의 동굴에서 혼자 기거하시는 85세의 할머니 이야기다.

     

    또한 그분과 비슷한 동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부산시 동광동 에만 29가구가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아직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원시시대 얘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들 곁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누구는 아파트가 98채를 소유했다고 신고하고

    한쪽에서는 빛 한줄기 아쉽고 곰팡내가 진동하는 지하 방과 움막집

    그리고 옥상 꼭대기에 덩그러니 올려있는 옥탑방의 삶도 수백만이 넘는다.

     

    이것은 2005년 인구주택 총 조사의 통계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젠 종부세도 안락사가 되었다.

    악법 취급을 받으며 안락사로 종말을 맞이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주택재산이 7억5천만 원이 넘어

    종합부동산세를 내왔던 가구가 37만9천 가구다.

     

    많이 가진 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고, 없는 자들의 세금을 덜 받아서 

    삶의 형평성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한 취지인데

    그러나 그것마저 이젠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절대로 자기 것을 나눠줄 수 없다고 하고

    맛이 간 정치인들도 맞장구를 친다.

     

    이들은 비싼 집만 골라 총 112만5천 채를 소유하고 있고

    그중 어떤 이는 집을 98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자신이 사는 집 외에 재산 증식용으로 소유한 집만

    74만6천 채에 달하는 셈이니

    동굴 비닐 집 지하 방에 사는 62만3천 가구가

    몽땅 들어가 살아도 12만3천 채가 남는 양이다.

     

    아무리 부익부 빈익빈이 악순환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지만

    눈물과 한숨과 분노가 일지 않을 수 없다.

     

    부자라고 해서 모두가 손가락질받을 대상이 아니다.

    다만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이뤘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큰 고기는 빠져나가고 작은 피라미만 걸리는

    특이한 자본주의 법망 때문인지

    그들은 여기저기 땅따먹기와 서민들 등치기 놀이를 즐긴다.

     

    그리고는 저인망식으로 모든 부를 싹쓸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빈부의 악순환 연속은 물론 빈곤의 대물림이 이뤄진다.

     

    조금만 돌아보면 모두에게 소망을 주겠지만

    그것은 한낱 힘없는 소시민의 기우인 듯하다.

     

    자기 것으로 도와주지 못하겠다면, 이웃의 깡통 속의 것은 건들지 말아야 하는데

    그들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혼자서 배 두드리고 살겠다고 한다.

    둥~ 둥~ 둥~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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