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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인생의 수레바퀴 소리새/박종흔 어둠 내리는 저녁 가로등 뇌관에 불이 붙으면 휘청거리는 불빛에 하나 둘 서성이는 야행성 그림자 우리는 항상 그러하듯 어둠 내리기를 기다리나보다 무엇이 두려워서일까? 우리들 영혼은 자유하고 싶지만 그것은 내면의 외침 일뿐 실상은 삶의 굴레 속 표출 되어..
250 몽당연필 소리새/박종흔 아직 밤바람이 차다 우리는 항상 그러하듯 그 무엇을 향해 가야만 한다 하루, 하루 어딘지 모를 정상을 향한 포복을 시작하고 인생의 수채화 그리며 또 하루를 보낸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행진곡인지 모른 채 어설픈 어깨놀림 꼭두각시 춤추는 기분으로 굳어진 가슴 ..
> 사월의 아픔 소리새/박종흔 아름답다고 우기는 사월의 둘째 날 또 다른 슬픔이 시작된다 어둠 깔리기 직전 동네 사거리의 전신주에 덩그러니 붙어 있는 전단 한 장 사례비 십 만원 이라는 굵고 큰 글씨 고양이 잃어버린 지 반년이 지났지만 주인은 너를 가슴에도 묻지 못하나 보다 무슨 이유로 집을..
93 사월의 찬미 소리새/박종흔 잔인한 사월의 시작 꽃은 피어 향기 던지고 아지랑이 솔솔 날려 보내지만 사월의 힘겨워 하는 정성 사람들은 외면한다 어쩌다 미운 오리 신세가 되었는가? 사월 역성드는 심성 좋은 사람들 "잎새 달" 이라고 하고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열정의 달"이라 항변한다 누가 ..
중년의 미학 소리새/박종흔 삼월 마지막 날 새벽 한 달여 습관이 제법 자리한 듯 자명종 소리에 반사적으로 중추신경에 시동 걸고 졸린 눈 비비며 자리를 턴다. 어쩌다 새벽형 인간이 되었는지 나 자신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편하니, 그분의 섭리는 공평하다. 삼월의..
여행 소리새/박종흔 바다를 향한 열차의 전진은 규칙적인 파열음을 내며 이어지고 피곤했던 곤한 몸은 어느새 꿈나라로 빠져든다. 비몽사몽 한참을 조는 듯 자다가, 어느 역인가 덜컹거리며 정차한 간이역. 열린 문 사이로 봄의 흙냄새가 밀려와 잠을 깬다. 차창으로 밖을 보니 도시와는 ..
464 아름다운 사월 소리새/박종흔 왜 사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일 년에 한번은 그 잔인한 달을 원치 않아도 맞이해야만 한다 꽃이 만발하지 않아서일까? 바람이 드세게 불어서일까? 거센 풍랑이 일어서일까? 사람들 마음이 삐딱해서일까?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야 나무들은 잠에서 깨 영양을 취..
462 동반자 소리새/박종흔 가슴을 타고 전해오는 발신자 불명 메세지 하나 미 개봉 상태로 우편함에 쓸쓸히 자리할 때 인생 항로의 혼돈에 좌표 미 설정 경고등 깜빡인다 인생 뒤안길 돌아 볼 때 또 하나 밟히는 그림자 하나 아무도 지나지 않은 하얀 백사장 힘에 부쳐 바라만 본다 다리 움직임이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