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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내손 잡아주오 소리새/박종흔 희미한 그리움으로 홀로 지새던 밤 영원 하자던 약속은 문밖에 서성이고 오래 전 굳어버린 협착 된 통로의 좁은 길 떨리는 빈 가슴 두드릴 때마다 촘촘히 새겨지는 보라 빛 글씨 하나 그대를 사랑하오!
일곱 빛깔 무지개 소리새/박종흔 하얀 바탕에 일곱 빛깔 무지개를 두른 예쁜 지우개를 골라 지나온 흔적을 지우리 빨강으로 정열의 흔적을 지우고 주홍으로 이별의 아픔을 지우리 그래도 보고 싶으면 노랑으로 미련마저 지우리 세월이 흐른 뒤 아쉬움이 떠오르면 초록으로 덧난 상처를 ..
252 고동의 사랑 소리새/박종흔 푸른 바다 속 일렁이는 꿈 무딘 감각의 물길 질 수면으로 띄우는 색 바랜 열망 하나 둥그렇게 포옹하는 외로운 사랑의 울타리 고동의 사랑 서너 바퀴 돌아 자리한 나선형 날카로운 마침표 혼자만의 사랑이 아니기에 사랑의 열매 위해 가야하리 미래를 소망하며 그대 향..
251 인생의 수레바퀴 소리새/박종흔 어둠 내리는 저녁 가로등 뇌관에 불이 붙으면 휘청거리는 불빛에 하나 둘 서성이는 야행성 그림자 우리는 항상 그러하듯 어둠 내리기를 기다리나보다 무엇이 두려워서일까? 우리들 영혼은 자유하고 싶지만 그것은 내면의 외침 일뿐 실상은 삶의 굴레 속 표출 되어..
250 몽당연필 소리새/박종흔 아직 밤바람이 차다 우리는 항상 그러하듯 그 무엇을 향해 가야만 한다 하루, 하루 어딘지 모를 정상을 향한 포복을 시작하고 인생의 수채화 그리며 또 하루를 보낸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행진곡인지 모른 채 어설픈 어깨놀림 꼭두각시 춤추는 기분으로 굳어진 가슴 ..
> 사월의 아픔 소리새/박종흔 아름답다고 우기는 사월의 둘째 날 또 다른 슬픔이 시작된다 어둠 깔리기 직전 동네 사거리의 전신주에 덩그러니 붙어 있는 전단 한 장 사례비 십 만원 이라는 굵고 큰 글씨 고양이 잃어버린 지 반년이 지났지만 주인은 너를 가슴에도 묻지 못하나 보다 무슨 이유로 집을..
93 사월의 찬미 소리새/박종흔 잔인한 사월의 시작 꽃은 피어 향기 던지고 아지랑이 솔솔 날려 보내지만 사월의 힘겨워 하는 정성 사람들은 외면한다 어쩌다 미운 오리 신세가 되었는가? 사월 역성드는 심성 좋은 사람들 "잎새 달" 이라고 하고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열정의 달"이라 항변한다 누가 ..
464 아름다운 사월 소리새/박종흔 왜 사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일 년에 한번은 그 잔인한 달을 원치 않아도 맞이해야만 한다 꽃이 만발하지 않아서일까? 바람이 드세게 불어서일까? 거센 풍랑이 일어서일까? 사람들 마음이 삐딱해서일까?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야 나무들은 잠에서 깨 영양을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