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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추가되는 외로움 소리새/박종흔 잎새 일렁이는 새콤한 바람 방향감각 상실한 나침판 두 팔 벌려 방향 잡으며 아쉬움으로 보내는 또 하루 반복되는 일상의 순환 지친 태양 밀어내고 무언의 항의하며 오늘도 추가되는 외로움 혼자만의 외로움보다 같이 할 때의 고통이 크다면 차라리 혼자가 좋아 자..
160 나의 신앙고백 소리새/박종흔 내가 누구인지 자신의 존재를 알게 하시고 당신의 사랑을 받은 자임을 알게 하소서 우리의 자존감을 깨워 주시고 돌 틈에서도 보호하시는 들풀보다 나은 존재임을 깨닫게 하소서 굴러가는 세상에 치여 상처받은 아픔과 상처를 치료하시고 천사보다 고귀한 존귀함을 ..
157 친구 소리새 / 박종흔 저녁노을 옅게 지는 날 살 얼음장 디디듯 미세한 떨림 솟구쳐 다가 설 때 오랜 벗처럼 마음 열어 반겨준 사람 세상 사람들 중 같은 주파수 찾기 어려운데 마지막 길목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사람 고유 진동 울림으로 만날 때 공명 진폭 날로 더해져 세월 연륜 되돌리며 폭발력 ..
156 밤바다 소리새/박종흔 밤바다 찾아 두 시간 달려와 짠 내 비린내 믹서 된 낙조 떨어진 땅 끝에 선다 이 시간 나만의 공간 이 자리는 나를 위한 자리 오랜만에 다시 찾은 바다 바위섬도 보이지 않고 갈매기도 잠든 침묵하는 바다가 펼쳐진다 가벼운 파도에 뒤뚱이는 조그만 밤배 행여나 나를 반기려 ..
154 침묵하는 양심 소리새/박종흔 아주 먼 옛날 물안개 피는 강가에서 하늘 바라보며 목이 쉬도록 허공에 외치다 지쳐 쓰러져 잠든 것처럼 많은 세월 흐른 오늘 유월 태양 머리에 이고 짐수레 내던진 채 신문지 이불삼아 세월과 한판 씨름을 한다 세월의 흐름 유수와 같아 우리들 힘으로 막을 수 없기에..
153 그 길을 걷고 싶다 소리새/박종흔 고요함 타고 흐르는 늦은 밤 개똥벌레 지쳐 잠든 까만 색칠한 시골길 그 길을 걷고 싶다 풀잎 끝에 매달린 이슬방울에 반쯤 투영된 나의 자화상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이야기가 비친다 아직은 투박하고 덜 익은 나의 모습처럼 야물지 못한 풋 여름 향취를 맡는다..
152 멍든 편지 소리새/박종흔 오늘도 편지를 쓴다 검은 종이에 파란 글씨로 오늘도 변함없이 모양새 없는 마음을 싣는다 매미도 잠든 늦은 밤 무거운 인생 수레를 끌며 피곤한 글씨 적시는 눈물 검은 편지지 파란 멍들고 그 멍 전율되어 퍼져간다 말로 전하지 못하는 아쉬움 빨간 모자 눌러쓰고 내일 일..
151 이렇게 비 내리는 날 소리새/박종흔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 유리창에 입김 호호 불어 유리 그림판 만들고 검지 길게 뻗어 창밖 바쁜 풍경 그린다 창밖 소재 싫증나면 옛 추억도 그려 본다 아득히 먼 지난 날 구부러진 시골길 거닐다 소나기 피하러 밭에 뛰어든 곳 푸른 우산 가득한 토란 밭 커다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