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하는 양심나의 이야기(창작~시) 2009. 6. 26. 13:48
154 침묵하는 양심
소리새/박종흔
아주 먼 옛날
물안개 피는 강가에서
하늘 바라보며
목이 쉬도록 허공에 외치다
지쳐 쓰러져 잠든 것처럼
많은 세월 흐른 오늘
유월 태양 머리에 이고
짐수레 내던진 채
신문지 이불삼아
세월과 한판 씨름을 한다
세월의 흐름 유수와 같아
우리들 힘으로 막을 수 없기에
브레이크 파열된
미친 기관차에 질질 끌려
오늘도 여기까지 온다
생을 살아오는 동안
거짓과 진실의 교차점에서
남모르게 방황하며
마지막 남은 사랑의 이름으로도
버티기 버거운 현실
진실의 날선 칼날은
정의를 말하라 윽박지르지만
지금껏 방관자 입장에서
무엇이 두려워
할 말 못하고 왔던가?
침묵하는 양심은
악의 편에 선 것이거늘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화인 맞은 양심의 구멍
그 무엇으로 막으려는가?
이제는 말 하련다
나머지 아픔은
과거의 빈 병에 담아두고
뜨거운 유월 석양이 지기 전
다시 온 사랑의 전령을 맞는다.
'나의 이야기(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 (0) 2009.07.01 밤바다 (0) 2009.06.30 그 길을 걷고 싶다 (0) 2009.06.24 멍든 편지 (0) 2009.06.21 이렇게 비 내리는 날 (0) 2009.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