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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꿈의 드레스 소리새 / 박종흔 새하얀 꿈꾸며 긴 밤 뜬눈으로 지새우고 발바닥까지 순백 실루엣으로 감싼 수줍은 소녀의 꿈 누구나 소망하는 행복의 파랑새를 꿈꾸며 인생 항로를 수정하고 찾는 사랑의 보금자리 해가 지는 이유는 내일의 해가 있기 위함같이 또 하나의 문을 열며 세월의 벽에 부딪..
171 절름발이 의자 소리새 / 박종흔 깊은 밤 어렵게 잠들고 아련한 꿈의 잔상 울렁이며 심연 속 그늘진 응달 무거운 짐 내려놓는다 네 개의 다리 모두 있어도 무게 감당하기 어려운데 절름발이 낡은 다리 세 개로 무거움 받아주니 고마울 뿐 네가 그 자리 있음으로 나는 힘을 얻고 네가 그 자리 지킴으로..
170 지울 수 없는 그리움 소리새/박종흔 지울 수 없는 그리움 너의 존재를 해부 한다 그렇게 힘든 줄 알면서 왜 홀로 이별을 준비 했을까? 너에게 나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서일까? 흘러가는 추억 새기며 오늘도 스스로를 달래는 하루 사랑은 속박이며 서로 구속하는 회리바람인가? 나의 일부이며 또한 ..
169 세상 행복 쥔 남자 소리새/박종흔 거센 빗줄기 멈추고 장맛비 간식 먹는 시간 세상을 손에 든 남자 히죽 거리며 행복감 젖어 가는 공원 세상 행복 쥔 손 검정 봉투 속 늘보리 팔백 그램 그리 많은 것 아니지만 눈총 받으며 준비한 비둘기들 위한 선물 비오는 날 사열하듯 망루 위 줄지어 앉은 말 못하..
167 좋은 친구 소리새/박종흔 코흘리개 어릴 적 놀이 친구 학창시절 우정을 논하던 친구 청년시절 의리를 중시하던 친구 연륜 쌓이면서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 귀한 다이아몬드 진품과 짝퉁 구별할 때 물속에 넣어 빛의 반사량이 적은 것은 짝퉁 많은 것은 진품이라 하지만 많은 친구들 중 진..
166 가슴에 쓰는 편지 소리새/박종흔 오늘처럼 비 내리고 바람 잠시 머무는 곳 그곳에 상념의 자리 펴 그리움의 펜으로 무디어진 가슴에 편지를 쓴다 무슨 말 쓸지 몰라 망설이다 가슴에 그리는 그림 편지에 새겨진 마음 때로는 이별의 말보다 더 아프고 그리움도 더 크다 빗속 어둠에 흔들리며 유리잔 ..
164 로드 킬 소리새/박종흔 하루 종일 장대비가 내린다 맺혔던 한 풀이라도 하듯 하늘 커다란 구멍 내고 양동이로 비를 쏟아 붓는다 비가 잠시 숨 고르기 하고 우산 펼쳐들고 길 나설 때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로드 킬 당한 검은 고양이 고양이는 아스팔트에 엎어져 무언의 항의 하듯 늘어진 사지 뻗고 ..
163 양파인생 소리새/박종흔 크고 잘 익은 양파 매끄럽고 둥근 겉껍질 벗겨내 듯 내 양심 한 겹 벗겨내면 은은히 울리는 가슴 떨림 또 다른 흔들리는 양심이 나타난다 한없는 욕심의 잔재 버리려 아무리 몸을 털어 봐도 끝없이 이어지는 억 겹의 불완전한 잔상들 양파 겉껍질 벗기고 하얀 속살 벗기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