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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겨울밤 하늘이 열릴 때 소리새/박종흔 오늘은 새벽부터 겨울비가 내린다. 같은 값이면 겨울비보다는 함박눈으로 내리면 하는 바람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하니 기대해 . 운전하는데 지장을 주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함박눈이 기다려진다. 어릴 때 시골의 겨..
101번째 프러포즈와 나의 101번째. 소리새/박종흔 101번째 프러포즈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순도 99%의 후진 남이, 99%의 정금 같은 완벽녀에게 단 1%의 확률에 희망을 걸고, 끈질긴 구애 끝에 사랑을 완성한다는 이야기로 강퍅한 요즘 시대에 아직은 순정도 존재함을 알리고 그러한 사랑도 성..
388 잘 가라 소리새/박종흔 이제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이다. 마지막 덩그러니 남아있는 한 장의 달력. 벽에 달라붙어 일 년 동안 참고 인내하며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내어놓는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논하지 않더라도 이미 정석이 되어버린 세월의 흐름처럼 주변의 변화에도 감각이 무디..
425 가을비 소리새/박종흔 자정을 조금 넘긴 지금 가을비가 힘없이 내린다. 가로등 불빛을 뿌옇게 수놓으며 내리는 가을비는 단말마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유리창에 그냥 주저리주저리 물방울만 만들어 떨어뜨린다. 이런 날은 용혜원 시인의 "가을비를 맞으며"라는 시가 어울린다. 촉..
26 인생의 가을 소리새/박종흔 가을도 저물어, 겨울과 임무 교대하는 밤. 초소에서 초병들의 임무 교대처럼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세월은 잘도 흘러간다. 지난 주말에 고속철을 타고 철 지난 바닷가 백사장에 다녀왔다. 고속철 건설할 때 별로 필요도 ..
62 욕심 소리새/박종흔 "산소 호흡기를 달지 않고도 숨을 쉬고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는 뇌성마비 장애인 송명희 시인의 고백이다. 뇌성마비에 걸려 일곱 살까지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고 열 살이 되어서야 숟가락을 겨우 쥘 수 있었지만 혼자서는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부모..
422 바람이 차다. 소리새/박종흔 겨울은 추워야 겨울 맛이 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열로 펄펄 끓는 청춘남녀나 배부르고 등 따뜻한 사람들 얘기 일 듯하다. 오늘 인터넷에서 우울한 기사를 보았다. 달나라도 가고 과학기술이 하늘을 찌를 듯 발전하여 신의 세계까지 넘보는 지경의..
426 다시 함박눈이 그리워짐은 소리새/박종흔 찬바람이 살을 에는 듯하다. 올해 처음으로 찾아온 추위에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동태처럼 얼어붙었고 아직 겨우 채비를 못 갖춘 사람들은 더욱 옷매무새를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며칠 전까지도 길가의 은행나무들을 바라보며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