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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밤 하늘이 열릴 때
    나의 이야기(창작~수필·칼럼) 2009. 1. 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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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밤 하늘이 열릴 때

                                               소리새/박종흔

     

     

     

    오늘은 새벽부터 겨울비가 내린다.

     

    같은 값이면 겨울비보다는 함박눈으로 내리면 하는 바람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하니 기대해 .

    운전하는데 지장을 주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함박눈이 기다려진다.

     

    어릴 때 시골의 겨울은 혹독하게도 추웠다.

    구불구불한 작은 오솔길을 걸어갈 때는 귀가 아려 올 만큼 매섭도록 추웠던 기억이다.

     

    겨울 방학을 기다리며 등교하는 시골 어린이의 볼은 항상 붉게 상기 되었다.

    온기가 감도는 교실 중앙에는 큼지막한 무쇠 난로가 자리했다.

    까만 조개탄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난로 위에는 아파트처럼 빼곡히 사각의 양은 도시락이 올려졌다.

    맨 밑의 도시락은 밥 타는 냄새를 내며 누룽지가 두툼하게 익는다.

     

    오늘 내리는 겨울비를 바라보며 내일의 함박눈을 기대한다.

    함박눈이 내리는 창가에 앉아 어릴 때 추억의 앨범을 펼쳐 봐야지.

    아직은 가슴속에 땟국 묻은 시골 소년의 "꿈"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꿈은 소망이며 신비이다.

    "비록 그것이 이룰 수 없는 안개와 같은 상상의 세계라 하더라도

    나는 신비를 비우는 어리석은 짓은 택하지 않겠다.

    신비를 비워 버리면 공허와 허탈이 자리할 것이며

    마음은 황폐해져 회칠한 무덤처럼 변할 것 같아서이다.

     

    나이가 더 들어 기동조차 못 하게 되면, 그 신비를 꺼내어 장롱 깊이 넣어 두련다.

    타인에게 보여줌이 싫음이다.

     

    심중에 이르기를~

    "나는 그대를 사랑하노라."

    "죽어서도 그대를 사랑하노라."는 물망초의 전설처럼

    나 역시 가슴을 열고 신비의 소리를 듣고 싶구나.

     

    예전에는 소리를 귀로만 듣는 줄 알았는데

    세월의 흐름은 어느덧 나에게도 가슴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나 보다.

     

    하늘이 열리는 십이월 초의 겨울밤.

    꽁꽁 얼어붙은 겨울밤의 하늘은 어둡지만, 투명하기만 하다.

    시선을 멀리하여 별 무리에 고정하면

    금방이라도 한 아름의 별 무리가 예쁜 와인 잔 속으로 빨려드는 것 같다.

     

    와인 잔 속의 별 무리를 손가락으로 휘저어 마셔보자.

    그리 달콤한 맛은 아닐지라도 오늘 하루의 피로를 삭혀 주리라.

    이처럼 아름다운 겨울밤 하늘이 열리는 날은, 나만의 신비의 공간을 조금 열어 줘 본다.

    세월이 많이도 흘러 색이 바랬지만 그래도 아직은 봐줄 만하다.

     

    우리는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시이며, 우리의 눈물 한 방울이 시이기에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내일을 위해 다짐해본다.

     

    진정한 사랑은 "희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그러할진대.

     

    무엇을 바라며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기쁜 마음으로 희생하는 사랑이니 더욱 고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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