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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의 우정
    나의 이야기(창작~수필·칼럼) 2009. 1. 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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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의 우정

                                     소리새/박종흔

     

     

     

     

    오늘 인터넷에서 마음이 찡하는 사진을 보았다.

     

    어린 길고양이가 한 마리가 있는데

    몇 장의 사진을 찍어서 사진마다 설명해 놓았다.

     

    어린 고양이는 왼쪽 앞다리의 절반이 부러져서 덜렁거렸고

    그 다리를 이끌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거리로 들어서다

    차 소리에 놀라는 장면의 사진.

    아마도 차바퀴에 깔렸었나 보다.

    그리고 몇 장의 사진이 차례로 설명과 함께 있었다.

     

    어린 길고양이는 두려움보다는 배고픔이 더욱 큰지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면서 거리로 나서는데

    다른 덩치가 큰 길고양이가 다가와서는 물고 할퀴고 넘어뜨린다.

    이른바 텃세를 하나 보다.

     

    그러자 다른 두 마리의 길고양이가 달려와서는 그 고양이한테 덤벼서

    덩치 큰 길고양이를 몰아냈다.

     

    집 앞에는 조그만 그릇 두 개에 사료 조금과 약간의 물이 담겨 있었다.

    어느 인정 많은 사람이 길고양이들을 위해서 매일 그리한단다.

     

    그곳은 도움을 준 그 두 마리의 고양이들이 즐겨 애용하는 곳이었고

    가끔 그 어린 고양이가 오면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고 한다.

     

    다리 부러진 어린 고양이와 그를 도와준 두 마리의 길고양이는

    그렇게 안면이 있다는 해설과 함께.

     

    어린 고양이는 딱딱한 사료도 씹지 못하고 뱉어낸다.

    그리고 물만 몇 모금 마시고는 비틀거리며 자리를 뜬다.

    사진을 찍은 사람이 이백 원짜리 소시지를 조그맣게 잘라서 주자

    길고양이가 그것도 힘들게 받아먹는 사진.

    그리고는 다리를 질질 끌며 은신처를 찾아 수풀 속으로 사라진다.

     

    먹고 사는 게 무엇인지.

    산다는 게 무엇인지.

    부모가 없으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불쌍한 것을.

     

    나도 일 년 전부터 공원에 간다.

    공원에 사는 집비둘기에게 틈나는 대로 모이를 준다.

    백여 마리의 비둘기들의 먹성이 대단해서 웬만큼 먹어서는 양이 차지 않을 텐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로 다른 동료를 부리로 쪼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래서 비둘기들을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나보다.

    덕분에 조그만 참새들도 그 틈에 끼어든다.

     

    어떤 때는 일주일 만에 모이를 주러 가면

    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다른 비둘기 위에 올라타고

    자기도 모이를 먹으려 머리를 집어넣지만

    그래도 부리로 쪼며 싸우지는 않는다.

    욕심 많은 우리네들보다 훨씬 낫다.

     

    사람은 사람답게 행동해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꼭 그래야 한다.

    오염되고 찌든 심성들이 그 진리를 부정하지만

    그렇다고 그 진리가 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추운 겨울을 털어 버리고

    얼었던 마음도 봄의 화사함에 취하고 싶다.

    그래서 휘청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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