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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이야기(창작~수필·칼럼) 2009. 1. 5. 02:10

     

    371

     

    후배에게

                                          소리새/박종흔

     

     

     

     

    이제 자정이 삼분 남았다오.

    사십 대 초반의 나이를 "불혹의 나이"라고 한다오.

    "불혹의 나이" 의 뜻은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는 뜻이라오.

     

    아! 

    그것은 원칙상 그러하다는 말이오.

    현실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어떠한 유혹에도 쉽게 흔들린다."

     

    아마 후자가 더 현실적일 수 있다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사십 중반에서 후반의 나이는 노년으로 가는 길목에서

    인생 말년의 아름다운 생으로 가느냐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선 것이라오.

    세월이 참으로 빠르오.

     

    이제 정확히 자정이라오.

    오랜만에 인생의 친구들과 어울려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애환을 털어놓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마음 속에서 꺼내지를 않는구려.

    그래서 결론을 맺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오.

     

    사람은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오.

     

    자신도 그렇지만, 타인과의 첫 만남이 좋은 쪽으로 작용하면

    평생 긍정적인 쪽으로 어우러질 수 있지만

    그 반대로 느끼한 느낌이나 꺼칠한 감으로 작용하면

    아무리 몸부림을 치며 다가온다 해도, 가깝지만 멀 수밖에 없는 것이라오.

     

    그대의 첫인상은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약한 술 한 잔에 혀가 조금 꼬임이 조금은 우스웠지만

    나름대로 아직 때가 덜 묻었구나 하는 좋은 감을 받았다오.

    그냥 그대로 곱게 늙어가길 바라오.

    인생 말년에 회한이나 소용돌이에 빠지지 말고.

     

    누구나 청춘의 시절은 있다오.

    불혹의 나이를 넘겼지만, 아직도 우리네들 마음은

    그 청춘의 테두리에서 맴돌며 아직은 젊다고 우긴다오.

     

    머리의 새치가 너무 많아져서 뽑을 수가 없을 때

    자연스레 인생의 순리에 순응하는 미덕을 배운다오.

     

    "사랑"

    짧지만, 그 단어는 아름다움과 증오의 아주 길고도 험한 단어라오.

    그것도 젊은 날의 첫사랑은 더욱 그러할게요.

     

    애증의 그림자도 지워질 때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추억의 일기장에 남을 뿐.

    더 바라면 그것은 치명적인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다오.

     

    추억의 일기장에 넣을 수 없을 만큼 아프고 크다면

    추억의 앨범 속에 보관하면 된다오.

    물론 보관만 할뿐, 더 열어보면 아픔이 밀려온다오.

     

    원망과 미움과 애증의 그림자마저 사라질 때

    신이 주신 "망각" 이라는 선물로 우리들은 연명하는 것이라오.

     

    상대방이 자신을 지워버린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시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시오.

    그것이 현명한 판단일 테니.

     

    미련은 화를 불러 오는 것이니

    그냥 추억의 일기장과 추억의 앨범 속에 고이 간직하시오.

    못 견디게 옛 시절이 그리우면 살짝 열어 보시구려.

    아~~손으로 말고 

    마음으로 열어 보시오.

     

    무슨 뜻인 줄 알 것이라 믿소.

    과거는 그냥 과거일 뿐...

    그냥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오.

     

    상대방이 자신을 추억의 앨범에서 지워버린다 해도

    그냥 하늘을 쳐다보며 웃으시오.

    그러면 참 평안이 당신을 포옹할 것이오.

     

    자정이 넘은 이 조용한 밤처럼

    그대에게 안락한 빈 공간을 만들어 줄 테니.

    그냥 감사하는 마음으로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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