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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즙 소리새/박종흔 올해도 가뭄이 심하다. 장마철인데 남부지방만 폭우가 내리고 이곳은 습하고 덥기만 하다.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토요일. 아우와 고향 근처 버려진 과수원서 복숭아를 따기로 했다. 처제가 조치원에 사는데, 우린 자주 만나서 어울린다. 동서와 나이차는 좀 ..
안부 소리새/박종흔 잘 지내나요? 오랜만에 안부 전합니다 그리 바쁜 것도 아닌데 그대 생각하며 먼 하늘만 쳐다보니 그저 미안한 마음입니다 불타는 청춘도 지나 그리움 되새기며 추억을 먹고사는 중년 미사여구를 동원한 언어의 유희는 우리 나이엔 식상할 뿐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
동행 소리새/박종흔 한 세상 살면서 갈등 없는 삶 어디 있겠습니까? 그동안 가슴에 담아둔 내 심정 이젠 말하렵니다 역린인 줄 알면서도 그대에게 민낯을 드러내는 것은 앞으로의 내 삶이 후회 없이 익어가길 원하며 함께 가야 할 온전한 모습의 그대를 기다리는 까닭입니다
교차로 소리새/박종흔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이 공존하는 거리 신호가 바뀔 때마다 전진과 정지 회전을 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눈빛을 마주하는 교차로 우리의 인생처럼 가고 서고 기다리고 돌아가길 반복한다
꽃 이야기 소리새/박종흔 꽃잎에 머물다 또르륵 떨어지는 햇살 꿴 빗방울 어느새 하얀 꽃잎 흠뻑 깔린 사월의 꽃길을 걷네
꽃처럼 살자 소리새/박종흔 곱게 수놓은 자수 하지만 그 뒷면은 얼키설키 볼품없나니 겉으론 웃어도 살면서 아픔 없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 한번 왔다 가는 인생 우리, 꽃처럼 살자 단비 내린 후 마른 가지에 잎이 돋고 고목에 꽃이 피는 감격 우리, 사는 날까지 아름다운 꽃처럼 살자
보랏빛 연정 소리새/박종흔 구름 흘러가듯 세월에 밀려 멀어져 가는 보랏빛 연정(戀情) 행여 뜨거운 열정 식으면 내 가슴에 널 묻겠어 만약에 사랑했단 이유로 천국에 갈 수 없다면 움트던 사랑의 씨앗 하늘 가까운 곳에 심겠어
단비 소리새/박종흔 후드득!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반가운 빗소리 하늘은 작은 창문 밖으로 연초록 연서를 전한다 젖은 손 흔들며 흥얼대는 대자연의 콧노래 그래, 고맙다 우리 모두 네가 오길 무척 기다렸어 기다림은 사랑하는 연인처럼 자연에도 존재함을 깨닫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