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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처럼 소리새/박종흔 올해 2월에 중등교장으로 명퇴한 초등동창이 있다. 수도권 초등 동창회장을 세 번 연임하는 친구인데 37년을 교직에 몸담아서 그런지 교육공무원의 반듯한 성품이 몸에 밴 듯하다. 그 친구는 우리들보다 두 살이 많다. 내가 글을 주는 카페의 산악회에 같이 나..
살다 살다가 소리새/박종흔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가 있다 바람 부는 날 길거리를 지나다 잠깐 스치는 얼굴 초면이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 우리의 만남 우연과 필연 중 후자에 두고 싶다 살다 살다가 외로워질 때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한 사람 그대가 그런 사람인 까닭이다
친구 소리새/박종흔 그대, 외로운가? 가슴 답답하고 혼자라고 느낄 때 자연을 생각하자 수목 우거진 숲속 꽃향기 날리는 언덕 푸른 하늘에 점 하나 새색시 미소 닮은 하얀 낮달 그리움 물든 붉은 저녁노을 어둠 밝히는 밤하늘 별 무리 세월 흘러도 영원히 변치 않는 자연 그 자연을 친구 ..
모성애 소리새/박종흔 널 낳고 키우길 내 목숨보다 사랑하며 세상 모든 것보다 우선순위에 두었다 세월 흘러 네가 어미가 되어 내 마음 깨달을 땐 난 이미 우주 티끌로 돌아가 있을 터 그것은 운명 태초부터 이어지는 모든 어미의 사랑이려니
모래시계 소리새/박종흔 한번 시작하면 다신 빠져나올 수 없는 치명적인 함정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안 건 당신을 사랑하게 된 후였다 별이 해를 연모하듯 하루하루 지독한 사랑에 몸부림치는 그림자 흘러내리는 시간 수명 다해가는 사랑 바라보며 가슴에 새긴 당신..
홀씨 사랑 소리새/박종흔 홀씨 날리는 언덕 멀어져 가는 봄의 발자국 먼 길 떠나는 날 그리운 얼굴 기억하며 그땐 웃어도 되겠지 그대 있는 곳에 떨어진 홀씨 사랑 파릇한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날 거야 그대 보내고 혼자 되뇌는 말 사랑해 아주 많이 사랑해
가을의 노래 소리새/박종흔 여름 지나 가을 문 열리면 너울너울 신비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너의 영상 비바람 불고 무지개 내리는 언덕 청춘의 깃발 물들이며 활활 타오르는 보랏빛 사랑이여 멍든 나의 가슴속 삶 속에 녹아드는 연둣빛 연정 날이 가고 세월 흘러 검붉게 녹아내..
바람길 소리새/박종흔 나무로 빼곡한 산 숲엔 시원한 바람이 분다 하늘과 땅 경계 삼아 미로를 만들며 불어오는 신비한 바람길 지치고 힘들 때 세상에 혼자라고 느낄 때 우리 손 잡고 숲으로 가자 그곳에 가면 아물지 않은 상처가 치유되고 지친 몸 회복시키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