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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놀이
    나의 이야기(창작~수필·칼럼) 2010. 9. 19. 15:17


      
        단풍놀이 소리새 / 박종흔 추석이 사흘 남았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을비는 오후가 되어도 내린다. 올해 태풍을 연이어 세 개를 맞았는데 이번 추석 때 일본으로 또 하나의 태풍이 지나간다. 그 영향으로 한가위 달구경은 어려울 것 같다. 시골에서의 초등학교 시절. 둥근 달을 쳐다보면서 아이다운 상상을 하곤 했다. 동요에 나오는 노래 가사가 어린이의 마음을 자극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그 시절 시골 어린이의 마음은 순수했나 보다. 달을 보면서 정말로 토끼가 방아를 찧는 줄 알았으니. 가을은 많은 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주고 사랑도 준다. 그 가을이 깊어지면 아름다운 단풍이 물들고 타오르는 원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단풍놀이를 즐긴다. 세월은 나이에 비례해 흐른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엔 가을 단풍놀이를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부러움보다는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낙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궁금하기도 했으니. 그런데 이젠 내가 그런 상황을 향해 치닫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올가을은 꼭 단풍놀이 가고 싶다. 부부동반으로 같이 가면 좋겠지만 상황이 맞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갈 것이다.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서울로 다녀왔다. 시커먼 시골 촌놈이 서울 구경을 하니 입이 떡 벌어졌음은 물론이다. 남산 타워에 오르니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그때가 거의 사십 년이 되어간다. 그런데 남산 타워에 오른 게 그때 딱 한 번이다. 서울에서 십여 년을 있으면서도 남산을 쳐다만 봤지 도저히 가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강 유람선은 퇴근길에 전철이나 차 안에서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볼 뿐~~ 간혹 현실을 직시하며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도 했다. 이제 서울은 볼일 보러만 가끔 갈 뿐 서울 인근에 살면서도 별로 애착이 가지 않는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적기에 구경도 하고 인생을 즐기기로 마음을 바꿨다. 올 단풍놀이부터 꼭 해야겠다. 가을이 좋았지만 앞으로 더욱 가을을 좋아할 것 같다. 파란 하늘과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단풍. 마른 낙엽이 되어 쓸쓸하게 바람에 뒹구는 것은 나중 일이다. 그 낙엽 뒤엔 하얀 함박눈이 내려 또 아름다울 테니. 올가을 단풍놀이를 꿈꾼다. 아름다운 단풍놀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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