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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소리새 / 박종흔 자신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은 가벼운 입술이다 남의 말을 듣는 것은 본인의 자유지만 그 말을 전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먼저 그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그 말이 사실이라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덕이 되지 않으면 말하지 말아야 한다. *
약함과 강함 소리새 / 박종흔 악인을 이기려면 그 사람보다 더 악해져야 하며 본인 역시 악인이 되어야 합니다 강함은 상대방의 더 큰 강함을 계속 불러와 화근을 자초할 뿐입니다 강함으로 이기려면 상대보다 월등하지 않고서는 부딪히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강함이 최선인 것 같으나 강함이 유순..
무인도(無人島) / 소리새/박종흔 영혼의 교감(交感) 나누며 사랑 넘치는 지상낙원(地上樂園) 파도 노래하며 하얀 물거품 부서지는 아름다운 환상의 섬 어느 날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땅으로 스스로 고립시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불모지(不毛地)로 바뀌었다 지금은 사랑이 흐르다 돌아서는 곳 그리..
현명한 처신 소리새 / 박종흔 장갑이나 신발 한쪽을 누가 가져가면 미련 없이 나머지 한쪽도 주시게나 한쪽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한 사람이라도 따뜻하게 자선을 베푸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리...
겨울의 여인 / 소리새 / 박종흔 가을이 떠나기 전 마음에 쌓인 낙엽 털어내고 겨울 기다리는 중년 여인의 마음엔 이미 함박눈이 내린다 순백 설원으로 변한 들판엔 잃어버린 사랑이 잠들고 얼어붙은 하늘 눈 쌓인 언덕 바라보는 겨울의 여인 추운 겨울이 오기 전 몰아칠 눈보라를 생각하며 식은 가슴 ..
식은 가슴에 불을 붙이자 소리새 / 박종흔 한여름 뜨거운 사막의 폭풍처럼 정열적인 때가 있었는가? 한세상 살면서 못 견딜 만큼 누구를 그리워한 적이 있는가? 선인장 뿌리의 수분마저 증발시키는 태양의 가슴을 본 적이 있는가? 의욕이 상실되는 시대의 아픔 속에 다시 한 번 식은 가슴에 불을 붙이..
세월 보내기 / 소리새 / 박종흔 말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한 여름 불 일듯 하던 꿈의 열정도 계절의 순환 속에 재가 되어 가슴에 쓰러진다 밤하늘 찬란한 별빛 쏟아져 두 눈 가득 눈물 고이면 구석진 마음속 기다리던 그림자 발길 돌리려는 듯 조용히 돌아선다 이제 둘이 나누던 무언의 대화 창도 닫혀 ..
일곱 빛깔 무지개 소리새/박종흔 하얀 바탕에 일곱 빛깔 무지개를 두른 예쁜 지우개를 골라 지나온 흔적을 지우리 빨강으로 정열의 흔적을 지우고 주홍으로 이별의 아픔을 지우리 그래도 보고 싶으면 노랑으로 미련마저 지우리 세월이 흐른 뒤 아쉬움이 떠오르면 초록으로 덧난 상처를 지우고 아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