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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 소리새/박종흔 해바라기 활짝 웃는 도시의 가을 또 하나의 슬픔이 눈에 밟힌다 처마 끝 거미줄에 매달려 날개를 퍼덕이는 잠자리 한 마리 어쩌다 주검의 그물에 걸렸을까 햇살은 투명하건만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오랫동안 묵혔던 낚싯대로 잠자리를 떼어낼 때 짜릿하게 흐르는 전율 아! 이 맛이야 손맛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