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의 기도
소리새/박종흔
벌써 한 해가 저뭅니다
며칠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며
당신과 나의 관계를 생각합니다
당신을 만난 후
기쁨에 겨워 어깨춤이 절로 나고
세상이 환하게 보였죠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수많은 시간
당신이 애타게 부를 때
난 눈과 귀가 멀어
거친 세상을 방황했습니다
무리를 이루어 살면
덜 외로울 것 같았지만
떨칠 수 없는 고독은
가슴 깊이 쌓여 갔습니다
당신의 음성을 듣고
사랑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
당신께 다시 나아갑니다
앞으로 사는 동안
입술에서 나오는 나의 기도가
허공에 뜬 망상이 되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서
샘물 같은 사랑을 만들어
이웃에 행할 수 있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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