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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떠난 후 소리새/박종흔 모닥불 꺼지듯 사라져버린 청춘 오래전 잃어버린 기억 하나 잡으려 다시 찾은 겨울 바다 하지만, 외로운 등댓불만 깜빡일 뿐 해풍에 얼어붙은 별 무리도 조용히 침묵한다 연인들은 사랑을 아름답다 말하지만 그들은 아직 모른다 장미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듯 변하는 속성이 많은 사랑의 의미를 사랑이 떠난 후 이젠 울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이성과 감성의 틈에 낀 채 한잔 술을 마시고 밤바다를 바라보며 통곡해야 했다 등걸에 흰 눈 덮은 나무는 모두 내주어도 외롭지 않은 듯한데 겨울 나그네의 마음엔 고독만 엄습할 뿐 가슴을 덮어줄 사랑은 하늘 아래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