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소리새/박종흔
여름 폭염 속에서도
겨울을 보내야 하는 마음을
그대는 아는가
창밖에 비가 내려도
메마른 가슴엔 땅이 갈라지듯
푸석한 먼지만 날리는 시간
그 누가 말했던가
사랑은 아름답다고
그 누가 얘기했던가
우정은 영원하다고
하지만
사랑과 우정의 양면성은
아주 교활할 만큼 영악하지
강자에 합류하지 못하면
세상의 낙오자가 되는 게 현실
아직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너무 나무라지 마시게
그냥 마음 편하게 살고 싶을 뿐이니
어차피 먼 길 떠날 때는
동전 한 닢 가져가지 못하는 게
우리의 인생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