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解氷)
소리새/박종흔
신의 분노가 잠시 멈춘 듯
미친 것 같았던
올겨울의 강추위도 누그러지고
겨우내 꽁꽁 얼었던 하늘
높은 산엔 아직 흰 눈이 남았지만
거리에 쌓였던 눈도 녹았다
아기의 환한 얼굴 같은
노란 복수초의 미소를 바라보며
해빙(解氷)을 기다리는 2월 하순
종점을 향해 달려가는
시내버스의 옆구리엔
겨울의 잔여물이 시커멓게 붙어있고
개울가의 나무와 산천엔
연초록 생명이 꿈틀대며
봄, 봄을 노래한다
자연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하고
때론 강인한 모습으로
모든 생명을 품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