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
소리새/박종흔
눈물이 나도록 좋은 계절
이 가을엔
추억이 어린 완행열차를 타고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
소박한 이름의 간이역에 내려
시골 마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정겨운 눈인사를 나누면
아름다운 가을엔
원주민과 이방인의 사이도
그리 낯설 것 같지 않다
에메랄드처럼 파란 하늘
흰 구름은 바람의 붓으로
하늘에 수채화를 그리고
밤하늘의 별들도 유난히 반짝인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때론 홀로 가을 여행을 떠난다
온 세상이 가을빛으로 물들면
모두가 가을동화의 주인공이 되어
영원 속에 묻어두고 싶은
사랑 이야기를 엮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