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천 마리와 동거하는 여인
소리새/박종흔
얼마 전 TV 방송에서 놀라운 것을 보았다.
무려 1,000여 마리의 강아지들과 동거하는 여인 이야기였다.
명문대 무용학과를 나온 미모의 여인으로
결혼도 하고 자녀도 두었으나 남편의 끝없는 외도로 인해
결국 남편도 병에 걸려 죽고, 가정이 파탄 난 후로
자식도 친척도 친구도 모두 떠나고 홀로 남았다.
그 후로 사람들 만나는 게 두렵고 믿을만한 사람이 없어서
강아지에게 정을 주고 돌보는 게 30년 전부터이다.
동네에 떠도는 강아지들이 가여워 돌봐주니
그 집 앞에 버리면 잘 돌봐준다고 소문이 났는지
사람들이 찾아와 집 앞에 버리고 가기도 하고
잘 키워달라고 메모를 남기고 가기도 한다.
그러기를 30년째 이어오는 기구한 여인의 삶.
인터뷰하는 여인을 보니 아직 고운 티가 남아있었다.
강아지를 키우는 이유를 묻자
강아지는 사람처럼 배반하지 않는다고 한다.
죽음이 겁나지 않지만 자기가 죽게 되면
돌봐주던 천여 마리의 강아지들이 죽게 될 거라며
미리 찍은 영정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여인.
그 많은 강아지를 돌보려 야산을 빌려 판잣집을 짓고
온종일 강아지들을 보살핀다.
사료 일주일 분량이 120포.
참으로 상당한 비용이다.
1개월 유지비용이 무려 1,000만 원이나 들어간다.
다행히 지인들과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도와줘서
힘들지만 아직 한 마리도 버리지 않고 키운다.
날달걀을 깨서 이가 없는 늙은 강아지에게 먹여주고
자신이 먹는 반찬은 간장 하나로 끼니를 때운다.
하루 24시간 강아지들을 돌보다 지쳐 잠드는 곳은
아프고 늙은 강아지들이 있는 곳.
불쌍한 강아지들을 돌보며 거기서 비닐을 덮고 잔다.
그 여인도 열흘에 한 번 외출한다.
귀중한 하루의 가는 곳은 목욕탕과 칼국수 집.
열흘에 한 번 먹는 외식은 칼국수 한 그릇이 전부이다.
사람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남들이 보면 그 여인은 미친 짓 하는 것 같겠지만
그 여인은 진정으로 행복한 여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