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새 박종흔 2011. 4. 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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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소리새 / 박종흔

 

 

  이른 봄

다른 풀잎 나오기 전

봄소식 알리는

다소곳 고개 숙인 할미꽃

 

할미꽃도 꽃이건만

따스한 눈길 주는 이 없고

모두가 외면할 뿐

하늘 보기 민망해

땅을 향해 피어난다

 

눈물 대신 머금는

투명한 새벽이슬

남쪽 무덤가에 핀

꼬부랑 할미꽃

할머니와 손녀의 슬픈 이야기

 

척박한 야산 양지

솜털 집 짓고

꽃샘추위 견디는 옷

꽃잎 여섯 장

 

널 보면

고향 생각 절로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