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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울 배웅 / 소리새 . 박종흔

소리새 박종흔 2011. 2. 6. 21:54

출처 : 누리솜의 작은 쉼터
글쓴이 : 누리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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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배웅 
                    소리새 / 박종흔
          함박눈 가득 내려와 
          온 산과 들판을 뒤덮는 겨울 
          들뜬 마음도 잠시 뿐 
          혹한은 지칠 줄 모르고 
          사람들의 마음을 얼리고 
          강과 바다마저 얼려 놓았다 
          먹이를 찾지 못한 동물들이 
          굶주림에 민가로 내려오지만 
          간사한 인간들에겐 
          먹이를 주는 대신
          바베큐가 되는 
          동물의 아픔이 더욱 커지는 
          잔인한 계절이다 
          인간의 탐욕에 대한 신의 분노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지만 
          탐욕스런 인간들은 
          “구제역”이란 이름을 붙여 
          수백만 마리의 동물을 척살하며 
          자신들의 죗값을 
          죄 없는 동물들에게 전가한다 
          잔인한 계절의 꼬리표를 달고 
          겨울이 치를 떨며 떠난다 
          이젠 겨울이 다시 온다 해도 
          흰 눈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너무도 아픈 상처만 남긴 겨울 
          가는 겨울을 
          비통한 마음으로 배웅한다.